피지컬 AI·제조 AI 전환 가속…데이터 위·변조·유출 대비한 영업비밀 관리체계 시급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정부사업으로 구축된 AI 학습용 데이터를 ‘AI 허브(aihub.or.kr)’에 연계·제공하도록 하는 ‘AI 기본법’ 개정안과, 공공·민간 데이터 소재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원-윈도우(data1window.kr)’ 연계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산업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한국영업비밀보호협회(KTSPA)는 이번 개정이 국가 AI 데이터 활용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기업이 보유한 핵심 데이터와 노하우의 보호 문제를 새롭게 제기한다고 짚었다.
데이터 개방 확대, 영업비밀은 ‘예외 사유’로 명시
개정된 AI 기본법에 따라 정부사업 수행 과정에서 구축·산출된 AI 학습용 데이터는 AI 허브에 연계·제공된다. 다만 영업비밀, 개인정보, 저작권 침해, 국가 안전보장 등에 해당하면 제외할 수 있다.
협회는 영업비밀이 예외 사유로 명시된 점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예외가 실제로 인정되려면 해당 데이터가 영업비밀로서 관리되고 있었음을 기업이 입증해야 한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상 영업비밀의 요건은 비밀관리성, 경제적 유용성, 비공지성이다. 이 가운데 비밀관리성은 평소 관리 상태로 판단된다. 정부 과제에 참여하는 기업이 데이터 산출 단계부터 영업비밀을 식별·표시하고 접근을 통제하지 않으면, 연계 과정에서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
데이터산업법 개정으로 공공기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원-윈도우 연계 요청에 따라야 한다. 이에 따라 공공·민간 데이터의 소재 정보가 한곳에 모이게 된다. 협회는 소재 정보 공개와 데이터 자체의 제공은 구분해서 다뤄야 하며, 연계 범위와 제공 조건에 대한 기준이 하위 규정에서 구체화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지컬 AI·제조 AI 전환, 보안 기준 마련은 환영
과기정통부는 피지컬 AI를 반도체, AI 데이터센터와 함께 3대 메가프로젝트로 보고 글로벌 1강 도약을 목표로 한다. 피지컬 AI 얼라이언스를 통해 AI 모델, 반도체, 소프트웨어, 로봇 역량을 결집하고, 제조·국방·해양 등 산업별 실증과 데이터 표준화를 추진한다. 산업통상부도 산업융합 규제 특례와 제조 인공지능 전환(M.AX) 확산을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다.
제조 현장 데이터는 공정 조건, 설계 정보, 품질 노하우 등 기업의 핵심 영업비밀과 맞닿아 있다. 협회는 정부가 2028년 초까지 제조 현장 AI 적용 기업을 위한 맞춤형 사이버보안 기준을 마련하기로 한 점을 환영했다. 다만 데이터 위·변조와 해킹 대응에 더해, 협력사·실증기관·해외 파트너와 데이터를 공유할 때 생기는 유출 위험까지 기준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산업별 실증과 글로벌 협력이 늘수록 다음 사항이 중요해진다고 밝혔다.
- 공동 연구·실증 계약에서 데이터 귀속, 이용 범위, 비밀유지 의무를 명확히 할 것
- 데이터 표준화 과정에서 영업비밀 정보가 표준에 포함되지 않도록 사전에 분리할 것
- 인력 이동과 외부 협력 과정에서 퇴직자·협력사 접근 권한을 관리할 것
‘K Connect AI’·’AI 워싱’ 대응도 영업비밀 관점에서 주목
산업통상부는 한국전자전, 반도체대전, 산업 AI 엑스포, 아시아기계&제조산업전, 로보월드 등 5개 전시회를 연계한 ‘K Connect AI’를 출범한다. AI 팩토리, AI 유통·물류, 휴머노이드 로봇 등 기업의 AI 적용 사례를 선보이는 특별관도 운영한다.
협회는 전시회와 실증 현장은 기술 홍보의 장이면서 기술 노출의 위험이 큰 자리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시연 자료, 도면, 시제품, 상담 과정에서 영업비밀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사전 공개 범위를 정하고, 참관객과 상담 상대방에 대한 비밀유지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AI 가전의 정의와 기술 수준을 정하는 표준 개발(AI 워싱 방지)과 APEC 스마트 모빌리티 권고문 후속 논의도 이어진다. 협회는 표준과 인증 절차에서 기업이 제출하는 기술 자료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경우 심사기관의 비밀유지 의무가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협회 “데이터 개방과 보호는 함께 가야”
협회는 AI 데이터 개방 정책이 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면 기업이 자신의 데이터를 안심하고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기업 모두에 다음을 제안했다.
- 기업: 정부 과제 참여 시 데이터를 영업비밀·공개 가능 데이터로 분류하고, 비밀 표시와 접근통제 등 관리 이력을 남긴다.
- 정부: AI 허브·원-윈도우 연계의 제외 절차와 기준을 시행령 단계에서 구체화하고, 영업비밀 해당 여부를 신속히 판단하는 창구를 마련한다.
- 제도: 제조 AI 사이버보안 기준에 공급망·협력사 단계의 유출 방지 항목을 포함한다.
